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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쇼펜하우어를 읽기에 좋은 나이일까?

by rubyjin 2025.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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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철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어렵고 난해하며, 현실과는 동떨어진 학문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달랐다. 그는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시선으로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면서도,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전해준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그의 철학을 보다 쉽게 풀어낸 책이다.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통해 우리는 욕망과 고통, 행복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다.

 


인간은 왜 불행한가?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삶이 본질적으로 고통과 불행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본다. 그 이유는 인간이 끝없는 욕망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이루면 기쁨도 잠시, 이내 새로운 욕망이 생겨나고 만다. 직장을 구하면 더 나은 직장을 원하고, 결혼하면 더 나은 삶을 갈망하며, 돈을 벌면 더 많은 돈을 원하게 된다.

“결과로서의 행복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차피 넌 또 다른 욕망을 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의 이 말은 현대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는 SNS를 통해 타인의 삶을 엿보며 끝없는 비교와 경쟁 속에 살아간다. 더 좋은 집, 더 좋은 직장,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꿈꾸지만, 결국 그것이 우리를 완전한 행복으로 이끌지는 않는다. 행복은 결과가 아닌 과정 속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쇼펜하우어의 핵심 메시지다.


욕망을 인정하되, 절제하라

쇼펜하우어는 인간이 욕망을 가진 존재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 욕망을 절제하고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무작정 욕망을 쫓다 보면 끝없는 불행에 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는 내면을 단단히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면을 단단히 만들 수 있을까? 쇼펜하우어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1. 독서 – 지적인 활동을 통해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타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2. 건강 관리 –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3. 절제 – 욕망을 무조건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현대 사회에서도 유효하다. 정보와 자극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우리는 자주 피로감을 느끼고 자신을 잃어버리곤 한다. 결국,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진정한 내면의 강함을 만드는 길이다.


경쟁과 비교에서 벗어나라

현대 사회는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가도록 요구한다. 학창 시절에는 성적으로, 직장에서는 실적으로, 심지어 SNS에서는 외모와 라이프스타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외부적 요소들에 의존하는 삶이 결국 불행을 초래한다고 보았다. 그는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것은 결국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경쟁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행복의 필수 조건은 아니다. 쇼펜하우어는 스스로의 기준을 세우고,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자유와 행복으로 가는 길임을 알려준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쇼펜하우어는 쾌락을 좇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고 말한다. 쾌락은 순간적이며, 시간이 지나면 금세 사라지고 만다. 그는 행복이란 고통이 없는 상태라고 보았다. 즉, 행복을 쫓기보다 고통을 줄이는 것이 더 현실적인 목표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무한한 소비의 시대를 살아간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물건, 새로운 관계를 끊임없이 원한다. 그러나 이러한 쾌락을 좇는 삶은 결국 더 큰 공허함을 남긴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삶을 경계하며,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쾌락은 찰나적이지만, 평온한 삶은 지속된다.”


고통을 줄이고, 내면을 단단히 하며, 욕망을 절제하는 삶. 어쩌면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이처럼 단순한 것인지도 모른다.


마흔, 쇼펜하우어를 읽기에 가장 좋은 시기

이 책은 특히 마흔 즈음에 접하면 더욱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다. 20대, 30대에는 열정과 성취를 좇아 달려왔다면, 마흔 이후에는 삶의 본질과 내면의 평온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경쟁과 욕망에 지친 이들에게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철학적 깊이를 가지면서도 쉽고 직관적으로 쓰인 책이다. 물론, 철학적인 깊이가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있을 수 있지만,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교훈이 많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욕망과 고통의 본질을 이해하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법을 배운다면, 좀 더 평온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은 지금 어떤 욕망을 좇고 있는가? 그리고 그 욕망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확신하는가?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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