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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필사 책 추천 5권 3편

by rubyjin 2025.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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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필사로 하루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습관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하루의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좋은 문장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그 기운을 하루 종일 간직하게 된다.
오늘은 1년간 필사하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다섯 권의 책을 소개하려 한다. 
 

제목저자주요 특징필사 난이도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류시화서정적인 시어와 깊이 있는 사색★★★☆☆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에리히 프롬인생에 대한 철학적 통찰★★★★☆
말의 품격이기주세련된 문장과 날카로운 관찰★★★★★
야생 붓꽃루이즈 글릭서정적인 시어와 깊은 상징성★★★☆☆
결혼, 여름알베르 카뮈압축적인 문체와 실존적 성찰★★★★★

1.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 류시화

 
 
류시화 작가님을 매우 좋아한다. 그의 책은 전부 읽었다.
아침 6시, 커피 한 잔과 함께 류시화의 문장을 따라 쓰는 시간은 하루를 여는 최고의 루틴이 되었다.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인도와 티베트를 걸으며 마주한 깨달음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필사하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다. "모든 존재는 자기만의 속도가 있다. 늦게 피는 꽃이 있고 일찍 지는 꽃이 있다. 그것은 결코 경쟁이 아니다."
이 책은 하루에 한 구절씩 필사하기 좋다. 문장이 길지 않고, 각 구절이 주는 울림이 크기 때문이다. 나는 한 구절을 필사한 후 5분 정도 그 의미를 곱씹는 시간을 가졌다. 

2.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 에리히 프롬

제목부터 묵직했지만, 실제로 필사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읽기 쉬웠다.
에리히 프롬은 어려운 철학적 개념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매일 아침 한 페이지씩 필사했다. "사랑은 예술이다. 우리가 그림을 그리는 법을 배우듯이, 사랑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이런 문장들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관계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천천히 필사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 문장, 한 단락이 주는 통찰이 크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하면 그 의미를 놓치기 쉽다.
나는 매일 아침 30분을 투자했고, 그 시간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
 
 

3. 말의 품격 - 이기주

이기주 작가는 말이라는 평범한 주제를 특별하게 다룬다.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이고, 그 말은 그대로 그 사람이 된다."
책 제목을 볼 때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쉽게 말을 내뱉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은 필사하면서 문장 부호에도 신경 썼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쉼표와 마침표 하나하나가 문장의 호흡을 만든다는 걸 깨달았다. 덕분에 내 글쓰기에도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말의 무게를 더 생각하게 되었고, 덕분에 소통이 한결 수월해졌다.
말 한마디의 영향력을 아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달라진다.

4. 야생 붓꽃 - 루이즈 글릭

시집을 필사한다는 건 꽤 도전적인 선택이었다. 뇌가 덜 깬 상태에서 초반에는 조금은 기계적으로 쓰기도 했다.
"나는 정원에서 말한다 / 밤이면 별들이 / 꽃처럼 피어난다" 이런 구절들을 필사하면서 시의 리듬을 몸으로 익혔다.
번역시라 원문의 느낌과 한글의 아름다움을 모두 살피려 노력했다.
시집 필사의 장점은 분량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대신 한 구절을 여러 번 곱씹으며 쓸 수 있어서 오히려 더 깊은 사색이 가능했다.
매일 아침 15분 정도면 충분했고, 그 짧은 시간이 하루 종일 나를 기어코.. 시적 감성으로 물들였다.

5. 결혼, 여름 - 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 책 중에 이걸 골라 집게 되었다. 단편집이라 부담 없이 시작했는데, "사랑한다는 것은 함께 늙어간다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처음 필사했을 때의 울림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책은 특별히 문장의 리듬감에 주목하며 필사했다. 카뮈는 짧은 문장과 긴 문장을 적절히 배치해 독특한 호흡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나도 필사할 때 이 리듬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아침 필사 시간을 1시간으로 늘린 것도 이 책 덕분이다. 서두르면 놓치는 것이 너무 많았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한 문장씩 써내려갔다. 그렇게 2개월이 걸려 완독했고, 그 시간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
 
 
 


오늘은 조금 사적으로 글을 작성해보았다.
좋은 문장을 만나는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다는 점이다. 매일 아침 책과 함께하는 시간은 분명 나를 성장시켰다.
꼭 책 한 권 전부를 필사해야겠다는 부담감으로 시작할 필요가 없다. 별로 쓰기 싫으면 뛰어넘겨도 그만이다.!
원한다면 다시 돌아가면 되는 것이고 훗날 같은 책을 다시 필사하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책을 전부 흡수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책을 대하는 그 시간을 더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겠다.
 
다음 주부터는 새로운 책으로 필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어떤 문장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당신도 필사와 함께하는 아침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분명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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